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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밥

nviolet 2025. 6. 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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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실 청소년소설

도서출판 답게

지은이 황복실

황복실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2005년 ‘한국기독공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구젱기닥살>로 ‘한국안데르센상’을, 어린이책 모임인 ‘벼릿줄’에서 쓴 <썩었다고? 아냐 아냐!’>가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벼릿줄’에서 쓴 <까만 달걀>, <바른가치관>, <썩었다고 아냐아냐>, <나는야, 미생물 요리사>, <왜 먹을까?> 등이 있고, <구젱기닥살>, <북극왕 쿠나>, <누나 나 똥 쌌어>, <난 엄마의 로봇>, <어린이를 위한 순종> 등이 있습니다.

 

Ⅰ작가의 말Ⅰ

고시원을 운영하면서 그곳을 거쳐 간 많은 사람 중에 자갈처럼 머릿속을 굴러다니는 한 사람을 잊을 수 없다. 피부가 유난히 하얗고 키가 훤칠했던 그 청년은, 고시 준비를 위해 401호에 입실했다. 그러나 그는 해가 몇 번이나 바뀌도록 고시에 합격하지 못했다. 그의 눈동자는 길을 잃기 시작했고, 방에서 나오지 않더니, 어느 날부터는 연락도 되지 않고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이곳 고시촌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종종 있던 터라 더럭 겁이 났다. 우리는 간단한 소송 절차를 밟은 후, 방문을 열었다. 다행히 우려하던 일 없이 방 안에는 주인 잃은 물건들만 먼지가 켜켜이 쌓인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나 물건을 정리하던 중, 주민등록증과 함께 십삼만 원이 든 지갑을 발견하고 나서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결국 그는 지금까지 주민등록 말소자로 세입자 목록에 남아 있다.
누군가는 죽는 일도 사는 일의 일부라고 말했다. 끝까지 살라는 말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조르바처럼 세상에 태어나 ‘무엇이 되는가’보다 ‘무엇을 하는가’에 삶의 초점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철저한 카르페디엠의 삶을 살면서 자신을 던져놓고, 누군가를 살리는 일에 주력하며 산다면 행복했을까? 적어도 생을 놓아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짙어질 무렵,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401호를 비롯해 고시원 사람들을 소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 모두를 행복의 길로 안내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고시원을 운영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처음에는 고시생들의 입주가 많았지만 지금은 일반 청년들이 대부분이고 각자의 사연과 아픔을 안고 있다. 그중에는 20~30대에 입주해 50을 넘긴 지금까지 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들부터 인터뷰하면서 한 발짝 더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이야기는 책 속의 내용처럼 주인 할아버지가 실제로 개입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끝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다. 실제 경험한 이야기는 캐릭터를 좀 더 부각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해결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허구의 옷을 입혀서 만들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행복의 길로 안내하고 싶었다.

50살에 할머니가 된 나는 지금 3명의 고등학생 손주들이 있다. 수험생인 그 애들이 겪는 아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버거움을 지켜보면서 나는 줄곧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답이 ‘행복’이라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전쟁을 겪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세상을 이만큼 살아본 사람이라는 이유로 조언하고 싶지만, 뻔한 결과를 알기에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 대신 현실 같은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고 고시원 이야기를 시작했다.

에너지가 고갈된 나를 끊임없이 깨우며 글을 쓰게 해준 최은순 작가님께 먼저 감사드린다. 몇 마디 말만 듣고 선뜻 계약해 주신 답게 출판사 대표님과 편집자님께도 감사하다. 끝으로, 글이 늙을까 봐 걱정하는 할머니를 도와 바쁜 중에도 원고를 읽어 주며 조언해 준 외손녀 주하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 주하야, 고맙고 사랑해!

2025년 봄날에